
잔을 코에 가까이 대자마자, 깊고 풍성한 스모키 아로마가 강하게 밀려온다. 그러나 단순한 연기 냄새가 아니다. 이끼 낀 바위, 해풍에 씻긴 해안가, 그리고 약간의 쇠붙이 냄새가 조화롭게 얽혀 있다. 그 뒤를 이어 말린 자두, 검은 초콜릿, 그리고 아주 미세한 셰리의 달콤함이 슬며시 고개를 내민다. 시간이 지나면 약초와 소금기, 그리고 은은한 시가 박스 향까지 느껴진다. 첫 모금에서 입안을 가득 채우는 오일리한 질감. 혀에 닿자마자 퍼지는 짙은 피트 스모크,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짭짤한 바닷바람. 검은 후추, 탄 자작나무, 그리고 말린 무화과와 건포도의 단맛이 미묘하게 밸런스를 맞춘다. 중심에는 언제나 라가불린 특유의 짙고 농축된 몰트감이 있으며, 은근하게 스며드는 셰리 오크의 깊이가 인상적이다. 피니시는 긴 여운이 인상적이다. 그을린 오크, 담백한 소금, 그리고 약간의 제라늄 같은 쌉쌀한 허브향이 길게 남는다. 시간이 지날수록 스모키함과 단맛, 그리고 약간의 애쉬(재) 느낌이 입 안에 머무르며 또 한 번의 모금을 유도한다. 라가불린 16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성격을 지닌 위스키다. 거칠지만 세련되고, 스모키하지만 결코 단조롭지 않다. 아이슬레이 위스키의 대명사로 불릴 만한 위엄을 지녔으며, 경험 많은 위스키 애호가들에게는 한 모금의 철학을, 초심자들에게는 강렬한 첫인상을 선사한다.
댓글 2개
다른 것보다 구매 가격이 탐나네요
현 오피셜 피트중 모든면에서 아직은 명작 같습니다^^